"다리를 떨어도 괜찮아요."라고 말해주세요.
다리를 떨면 복이 달아난다는 말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다리 떠는 모습을 보고 있는 사람은 그 모습이 상당히 신경쓰인다는 단점도 있다.
그런데 다리를 떠는 행위 자체는 다리의 혈액순환을 돕고, 다리 근육을 강화하며 칼로리 소모도 된다. 건강의 측면에서 우리 몸에 유익한 행위다. 더군다나 하고 있는 일에 집중력을 강화시켜 준다고 한다. 무언가에 집중할 때 다리를 떠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리를 떠는 행위는 내 자신의 건강에는 좋지만 이를 보고 있는 사람의 신경을 빼앗는 어쩌면 이기적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나의 아내는 따리 떠는 행위 자체를 매우 싫어한다. 그리고 다리 떠는 행위 감지 센서가 매우 민감하다. 내가 나도 모르게 다리를 떨고 있으면 아내는 단 몇 초 안에 한 마디를 뱉는다.
"그만!"
마치 불안해 하는 강아지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는 듯한 강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단호한 말투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즉시 잘못된 행동에 지적은 받은 강아지처럼 나의 다리 떠는 행위를 멈춘다.
명령이 내려오는 즉시 반사 작용으로 내 다리는 멈춘다. 오랜 기간 주입식 교육을 받은 강아지의 행동 교정처럼 교정의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하지만 상하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에서 이런 행동 제약은 곧 반항심이 몰려온다. 또한 누군가의 통제를 받을 때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반항심이 올라온다. 한 평생 남자로 살아온 나도 그 이유는 모른다.
그러한 반항심인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집중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이내 곧 또 다리를 떨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단순한 한 마디가 아닌 여러 마디가 날아온다.
"그만! 내가 그만 하라고 말했지! 한 번에 말하면 좀 들어야지.
나는 다리 떠는 모습이 신경쓰여서....
...... (중략)..........
아무튼 그만!"
참 놀라운 능력이다. 내가 다리를 떠는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잔소리 폭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그냥 무언가에 집중을 하느라 내 다리에 신경을 쓰지 못했을 뿐이다.
다리를 떠는 행위가 정말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답답함이 밀려온다.
누군가 이런 말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다리를 떨어도 괜찮아요. 다리의 혈액순환을 돕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그러면 오히려 멈출지도.
다리를 떨면 정말 복이 달아나는가?
진심으로 궁금하다.
그런데 그 복이 정말 뭘까.
건강복이 있다면,
다리를 떨면 건강해진다는데, 안 떨면 건강이 오히려 달아날텐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리는 떨어야 제 맛.